아들이 한국화를 그렸다며 보여 주었다. .........

"엥~~~~~~~~ 이 게 그 그림이야!"

"예"

그저께 한국화 선생님께 그림이 '따뜻하다'는 말을 들은 그림이다.

나는 무의식중에 전시회에서 보든 그림을 기대했었는가 보다.  

그도 그럴것이  전시회에 몇 번 가서 구경한 그림이  평생동안 본 그림인데................

덕분에 한국화는 누구나 그런 그림을 그리는 줄 알았는가 보다.........(무식 탄로..^*^)

나는 허연 종이에 그려진 몇개의 나뭇가지들을 보면서 이 그림에서 따뜻함을 발견하다니..........

선생님이 갑자기 존경스러워 졌다.

내가 종이를 들고 보고 있으니 아들이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니라며 종이를 바닥에 내려 놓았다.

한국화는 그림을 그릴 때 종이를 아래 놓고 위에서 그린다고 한다.

소묘는 그림 그릴 대상인 석고상의 비례를 따지기 위해 팔을 뻗어 연필을 곧추 세워서 관찰 한 후  

그린다고 한다.

그러면서 제스츄어까지 동원했다. 허리를 구부려서 한국화 그리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한 쪽 눈을 찡그려가며  뻗어서 데생 할 때의 폼을 보여 주었다.

어찌나 진지하게 설명하는지 나는 그 자리를 뜰 수 없었다.

그러면서 미술 이론을 설명하는데, 한국화는 먼 것을 그릴 때 크게 그리기도 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작게 그리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서양화는 3차원적  접근을 하기 때문에 원근법등을 사용해서 먼 곳에 있는 것은 작게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은 크게 그린다고 한다.

나도 그런 말은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다음 말이 재미있다.

대상에 대한 동서양의 관점의 차이에 대해 말하는데.............

고등학교 1학년인 무르익은 청소년기에 있는 아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동양의 관점은 대상의 본질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주관적인 느낌이 중요하며,

그래서 그 대상과 내가 어떻게 관계 하고 있는지 나와 대상을 포함한 전체를 인식하고,

표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대상과 내가 관계를 맺으면 내면에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의식의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이 작업은 의미를 만들어가는 작업이기도 하다. 주관적 느낌에 해석을 붙였을 때 그것은 나에게

의미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양의 관점은 대상을 관찰하고 판단 한 것을 이미지로 그린다.

여기에는 주관적인 해석보다는 누구나 수궁할만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보가 있는 것이다.

나는 내년에 쓸 논문에 요즘 주의가 가 있다.

가족세우기 관련 논문을 쓸 것이다.

독일에서 발전한 가족세우기를 동서양적 시각을 통합해서 구성 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관적인 내면의 그림을 서양적 관점으로 거리두게 해서 통찰할 수 있도록 돕는 가족세우기 상담 기술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듯 하다.

요즘은 세상도 동양적 관점으로 바뀌어 가는 듯 하다.

기업 문화도 예전에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요즘은 개인의 행복이 보장되지 않은 기업문화는 사회적 책임이나 도덕성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해 기업 이미지를 손상시켜

기업 생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대로 변했다.

실제로 '숨겨진 힘' 사람편에 보면 잘 나가는 기업은 직원 개인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 것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무척 애를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동양의 관점..........

주체와 객체가 관계하면서 전체가 새로운 전체로 되어가는 것이 발전인 듯 싶다.........

네 것 과 내 것이 더하기 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관점...........

강추 할만한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