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는 시작프로그램

에니어그램 워크숍에서 어떤 이는 좋은 성격이 몇 번이냐는 질문을 한다. 내가 명리학을 공부할 때 재미로 사주를 봐주면 사주가 좋은지 봐달라고 한다. 소위 좋은 성격은 어떤 성격이고 좋은 사주팔자는 어떤 팔자란 말인가? 인간사 새옹지마인걸..............

사자팔자나 성격은 시작 프로그램이다. 어떤 사람은 좋은 환경에서 태어난다. 부모는 학식이 있고 인격이 고매해서 자녀를 존중하고 거기다 경제력까지 빵빵하다면 인생을 윈도우XP로 시작한 것이고, 아버지는 알콜 중독에 엄마는 우울증에 무능하기까지 해서 매일 때꺼리 걱정하며 살았다면 윈도우98 번전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윈도우98에 인터넷 한번 하려면 참을인자를 50번은 써야 겨우 뜨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처럼 ‘빨리빨리’가 미덕인 현실을 가만 한다면, 느려터진 컴퓨터로 성과물은 빨리 가져오라고 다그치는 조건이라면, 누구라도 성격 좋게 반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조건에 노출된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살기가 힘드냐고 혼잣말하면서 팔자가 나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긍즉통’이란 말이 있는 걸 보면 사람은 참으로 창의적이다. 환경이 힘들면 돌 팔구를 궁리하는 것이 사람이다. 어려움에 적응하고 주저앉기도 하지만 어려움을 디딤돌로 삼고 도전하기도 한다. 삶의 노하우가 저금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무래도 내면의 창의성이나 도전 정신을 잃지 않는 윈도우98 출신은 윈도우XP보다 훨씬 존재의 지혜를 깨칠 기회를 더 많이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쩌면 자기 성장의 기회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영웅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이런 정신이 자녀에게 유산으로 상속된다. 왜냐하면 자녀는 부모의 존재 방식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폭력 부모에게 폭력 자녀가 나타나는 것 아니겠는가!

만약 당신의 부모에게 결함이 있어 인생의 시작 버전이 낮았다면 그 것을 기회로 삼는 용기를 가져보기 바란다.

그리고 당신의 삶에 대한 노하우를 자서전처럼 글로 남겨보기 바란다.

당신의 삶의 철학은 당신 자손들에게 면면히 내려가 그야말로 ‘중시조’로서 존경과 사랑을 받을만한 이슈가 될 것이다.